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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시가 스승이다 박용하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안식/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열 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평화”(최승자, 「사랑하는 손」), “내 살아 있는 어느 날 어느 길 어느 골..
ⓒ 위즈덤하우스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위즈덤하우스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박물관의 중앙 홀에는 북서 해안의 원주민인 콰키우틀(Kwakwaka'wakw)족과 니스가아족, 하이다족 등의 토템폴을 비롯해 그릇, 카누 등 원주민의 삶을 나타내는 다양..
불티 신미나 장남이 미쳐 돌아왔다 때리면 정신이 든다는 무당 말을 듣고 아비는 대나무 뿌리로 아들을 때렸다 울음소리 담을 넘으면 풋감이 익지도 않고 떨어지고 새끼줄 들고 산으로 간 아들은 목을 맸다 철부지들은 소머리 삶는 냄새 즐거워 떼지어 다니고 노인들은 참나무 가지를 던..
산을 넘는 여자 허연 한 사람이 주저앉은 모습을 본다는 것. 비가 왔다는 것. 새벽 육교 밑이었다는 것. 내 피가 빗물에 쓸려 가는 걸 바라보며 내가 걸었다는 것. 내가 넘은 것이 아마도 산이었다는 것. 나는 돌아왔다. 죽지 않고 산을 넘는 여자를 보기 위해. 그 여자가 갇힌 채 발을 구르..
“자의식은 사물에 대한 의식의 결과로 명백하게 인간에게만 주어진다. 그러나 자아감은 필연적으로 그 감정을 느끼는 자가 불연속성 속에 갇혀 고립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 고립은 객관적 불연속성이 용이한 정도에 비례하고, 연속성이 가능한 정도에 반비례하여, 커지기..
Elle est debout sur mes paupières Et ses cheveux sont dans les miens, Elle a la forme de mes mains, Elle a la couleur de mes yeux, Elle s'engloutit dans mon ombre Comme une pierre sur le ciel. Elle a toujours les yeux ouverts Et ne me laisse pas dormir. Ses rêves en pleine lumière Font s'évaporer les soleils Me font rire, pleurer et rire, Parler sans avoir rien à dir..
모퉁이 (Curve) - 폴 엘뤼아르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Le Tournant - Paul Eluard J'espere Ce qui m'est interdit 이경순 번역 ---------------------------------- 자유 (Liberte) - 폴 엘뤼아르 초등학교 시절 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가 읽은 모든 페이지 ..
높다란 해안절벽 사이에 숨어 있는 심곡은 그 옛날 전쟁이 났는지도 몰랐다는, 깊고 깊은 산속의 오지가 아니라 넓고 넓은 바닷가에 붙은 또다른 오지였던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아마 강릉 사람들 중에서도 심곡을 모르는 이가 많았을 게 분명했다. 북쪽에서 내려오면 정동진에서 걸음..
독은 독으로 말벌 독이 몸의 독소를 풀어준다고 집안 형님이 말벌주를 따라준다 밥 먹으며 말이 많으면 방귀가 많아지니 되도록 입을 무겁게 닫고 씹을 일이다 항히스타민에 발이 푹푹 빠져 무릎이 꺾이는 선산의 오후 나무의 초록 땀내와 방귀내를 나의 땀내와 방귀내로 주고받는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