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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북향 방/한강
북향 방 봄부터 북향 방에서 살았다처음엔 외출할 때마다 놀랐다이렇게 밝은 날이었구나겨울까지 익혀왔다이 방에서 지내는 법을북향 창 블라인드를 오히려 내리고책상 위 스탠드만 켠다차츰 동공이 열리면 눈이 부시다약간의 광선에도눈이 내렸는지 알지 못한다햇빛이 돌아왔는지 끝내잿빛인 채 저물었는지어둠에 단어들이 녹지 않게조금씩 사전을 읽는다투명한 잉크로 일기를 쓰면 책상에 스며들지 않는다날씨는 기록하지 않는다밝은 방에서 사는 일은 어땠던가기억나지 않고돌아갈 마음도 없다북향의 사람이 되었으니까빛이 변하지 않는 한강, 계간지 ‘문학과사회’(147호, 2024년 가을)에서북쪽이기에 모든 것이 다 설명되는 것이 있다. 이 시도 그렇다. 우리가 아는 북쪽은 무엇인가? 서로서로가 짐작하는 북쪽을 만져본다. (한승태)
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2025. 1. 11.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