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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은 독으로

바람분교장 2018. 11. 12. 17:50

독은 독으로

 

 

말벌 독이 몸의 독소를 풀어준다고

집안 형님이 말벌주를 따라준다

 

밥 먹으며 말이 많으면 방귀가 많아지니

되도록 입을 무겁게 닫고 씹을 일이다

 

항히스타민에 발이 푹푹 빠져

무릎이 꺾이는 선산의 오후

 

나무의 초록 땀내와 방귀내를

나의 땀내와 방귀내로 주고받는다

 

나무는 나를 겨우 숨 쉬고 한 호흡에

나의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호흡하는 추석

 

단명 하는 집안 내력을 오르내리는

살찐 안경도 헐거워지는 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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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독이 몸의 독소를 풀어준다고

집안 형님이 말벌주를 따라준다

 

밥 먹으며 말이 많으면 방귀가 많아지니

되도록 입을 무겁게 닫고 씹을 일이다

 

항히스타민에 발이 푹푹 빠져

무릎이 꺾이는 선산의 오후

 

나무의 싱그러운 땀내와 방귀내를

나의 땀내와 방귀내로 주고받는다

 

나무가 나를 겨우 숨쉬고

내가 나무를 호흡하는 추석

 

단명하는 집안 내력을 오르내리는

살찐 안경도 헐거워지는 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