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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걷는사람 시인선 104번째…한승태 시인 시집 ‘고독한 자의 공동체’ 출간 < 책 < 문화라이프 < 기사본문 - 경북일보 (kyongbuk.co.kr) 걷는사람 시인선 104번째…한승태 시인 시집 ‘고독한 자의 공동체’ 출간 2002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승태 시인의 시집 ‘고독한 자의 공동체’가 걷는사람 시인선 104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시집 ‘바람분교’, ‘사소한 구원’과 산문집 www.kyongbuk.co.kr 새전북신문 (sjbnews.com) 최선을다해실패하려는단단하고도굳건한마음 고독한자의공동체지은이한승태펴낸곳걷는사람는과거와현재를잇는다리위에서시간과삶의퇴적이오롯이담긴흔적을정직하게기록신철규시인추천사한다는점에서눈길을끈다 우리는왜고독할수밖 sjbnews.com https://..
11월 / 한승태 어깨 기운 나무 전신주 가물거리다 흐릿하고 고요하다 깊어진다 햇살은 노드리듯 날비처럼 나리다 골짜기마다 고이고 고여서 날개를 접은 까마귀 하나 눈이 멀었다 이승의 반대쪽으로 기울어진 그림자 볕바른 도사리나 마른 삭정이처럼 오래 마르고 있다 이깔나무 해 바른..
사치奢侈 낮잠 자고 일요일 오후를 빈둥거렸다 초등생 딸이 요리책 펴고 반죽을 주무르자 서서히 노을은 창으로 들어와 거실에 가득 찼다 책을 뒤적이고 채널을 돌리다 음악을 바꾸고 저녁 곁을 지키며 나는 괜히 서성거렸다 일주일을 한 달을 무엇을 바라 달려왔던가 기억해주지 않는 ..
잠에 들다 세상 소리 다 듣는 천수관음千手觀音의 촛불 유리창마다 그 여리고 긴 손가락들 걱정이란 걱정 몸에 다 들이고 오히려 중심은 텅 비어 아스팔트에서 피뢰침 너머 구름까지 소리를 울려 하늘을 둥글게 감싸 안는 범종 오랜 예언 끝에 서서히 움직이는 당신 물방울 오시네 호령..
탑골 공원 근대가 남긴 최초의 고아라지 파고다 공원이 들어서고도 백년쯤 日光이 만세 하듯 급하게 지구를 돌리고 맥고모자에 양복이 낯설었던 팔각정 울분도 볕도 간데없고 햇살만 남아 거대한 유리관 속 원각사 탑 주인 잃은 종처럼 넋 놓고 서서 아름다운 기와집이 있고 옥신(屋身)에..
와우(蝸牛) 일 만년의 시간을 끌고 나와 충분히 미련할 줄 알고 대지의 연한 입술만 더듬는 그를 때를 기다려 밭가는 맨발의 황소 라고 부르자, 농경민족의 기억 속에만 무럭무럭 자라나는 햇살가시나무처럼 바람의 워낭소리 낭자하고 온통 무료의 양식으로만 자라는 이파리 뒤에 숨어 구..
짝사랑 풀벌레가 운다고 내가 넘어가나봐라 황금빛 나뭇잎이 노래한다고 내가 넘어가나봐라 거부하면서 너는 탄생한다 하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라 만차의 기사 돈 키호테! 농부의 딸을 사랑하기로 작정하였듯 나도 그대를 지키는 기사가 되어야 할까보다 기사도를 위해 그대는 공주가 ..
초록 풀꽃처럼 고개를 들어 태양을 보아라 나는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밝고 거기서 출발하리라 대지만 편애하여 어깨를 좁히진 않으리 물오르는 겨울나무가 펼치는 나무초리 끝 이제 막 바람이 간질이고 가는 새싹 그 첫 울음부터 대지를 움켜쥘수록 더 높이 가지를 뻗어 올리는 몸 안에 ..
가물 일렁이는 물결에 여보, 라고 기대 본 적이 있다 당신 물살과 눕고 싶었으나 연줄마냥 팽팽했다 당신의 등에 가 닿으면 썰물은 저만치 달아났다 당신에게 등 돌려 누우면 밀물은 눈동자에 차기 시작했다 빗방울 흐르고 눈물방울 흘러 땀방울에 가뭇없고 쌓여가는 부채는 뱃살로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