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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서른아홉 / 전윤호

바람분교장 2020. 5. 3. 14:34

서른아홉

 

                   

 

사십이 되면

더 이상 투덜대지 않겠다

이제 세상 엉망인 이유에

내 책임도 있으니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무조건 미안하다

아침이면 목 잘리는 꿈을 깨고

멍하니 생각한다

누가 나를 고발했을까

더 나빠지기 전에

거사 한 번 해보자던 일당들은 사라지고

나 혼자 남아

하루 세 시간 출퇴근하고

열 두 시간 일하고

여섯 시간 자고

남은 세 시간으로

처자식을 보살핀다

혁명도 없이 지나가는 서른아홉

지루하기도 하다

 

 

시집 <연애소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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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세속적이다. 세속적이어야 아름답다. 때로 투정도 아름답다. 다만 버릇이어서는 곤란하다.

여기 한 마디 붙이자면 뭐, 그렇다는 거다. 어쩌겠는가 이게 나와 나의 아이들의 삶인 걸. 그러니 지루함은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이 지루함을 즐기는 자 시인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