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신석기 뒤뜰2 본문
신석기 뒤뜰2
한승태
구석기와 신석기가 한 페이지에 넘어
간다 늘 시험 앞에 줄 선 삶이
무딘 주먹도끼 갈다 마주친 눈이여
청동細紋鏡 속 떠나간 순이 같다
햇살만 조랑조랑 열린
산수유나무 아래, 자연법이 펼쳐 논 밥상
토기 든 여인네가 포르르 날아와
연신 고개 조아리며 기도한다
정화수였을까
겨울비 내리는 시립도서관 뒤뜰
민무늬토기 사발면 빈 용기에
빗물이 고이다가, 고이다가
바람 불고
배고픈 영혼마저 날아간다
현대문학2002년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