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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말씀 같은

바람분교장 2008. 7. 25. 15:50
  오래된 말씀 같은

       -멕시코 만류는 쿠바를 지나 북쪽 그린란드에 이르러 다시 심해 해류로 흘러 적도까지 다시 오는데 이천 년이 걸린다.    


                   한승태


흘러온다 저 가을

강물도 흐르고 하늘도 흘러

온다 내가 사는 내린천 상류

저 하늘을 흐르는 푸른 해류

예수의 울음이 막 터져

마구간의 지붕 틈으로 흐르던 하늘은

지금 내 몸으로 흘러

오는 것이다 즈믄 해 가고 새로

즈믄 해가 흘러오도록 도착하지 못한

적도의 햇살, 그 느린 포교의 여정을

눈치 챌 수나 있을까 흐르지 않는 듯 

먼 우주의 햇살이 흘러오는 것이다


저 멕시코 하늘 아래

혁명과 카니발의 땡볕을 싣고 흘러

그린란드의 빙하에 더운 피를 부려놓고

구원의 밑바닥 짓눌린 암흑의 길들을

흐름의 느낌도 의지도 없이 흘러

나의 혈관 속으로 오는 것이다

심해의 수압을 서서히 덥히면서

햇살의 나른함을 되찾으며

조급함을 비웃으며

온몸으로 오는 것이다 오늘

하늘은 분명 흐르고 흘러

난바다가 예수의 더운 피가

흘러오는 것이다

 



현대시2003년일껄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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