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뒤란 본문
뒤란
한승태
내 몸이 더 작아지는
오후 두 시다
발꿈치가 가렵고
마침내
측백나무 그림자가 끌고 가는,
푸른 그늘 위에 떠있다
은비늘 귀향의 돛도 없다
내린천을 거슬러
어둠이 환히 터지는
共鳴의 방
졸음이 축축하다
나 이미 햇살 깊어져
혼잣말이 무너져 내리고
銅鏡을 들여다보던 어린 넋,
퍼내고 퍼내도 돌아와
해당화는 피어나고
내 영혼이 더 둥글어지는
오후 두 시다
현대시2002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