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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시 발표작

먼 가을 구릉 같은

바람분교장 2008. 7. 25. 15:03
     먼 가을 구릉 같은

                

                          한승태

 

 


먼 가을 구릉들이 봉곳하고

구름은 젖꼭지를 세운다


철새들의 길을 황사가 급히 지우고

내몽고의 모래무덤이 통째로 날아온다


온통 비 맞고 돌아온 유년

까맣게 마른 깻섶으로 아랫목을 덥히고

내 배꼽과 성기에서 배어나던

햇볕 졸은 냄새를 따라

낙숫물로 튀어 오르던 너의 생각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자작나무 가지를 두드린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나 일찍이 쫓겨난 알타이 무당

神들의 계곡, 햇살 빽빽하게 들어차

까마귀 소리 자꾸 날 따라오고

사슴뿔에 새겨진 옛사랑의 얼굴도

속절없이 떨어져 내리는 것이다

 

 

 

 

유심 2007년 여름호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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