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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구원 / 한승태 본문

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사소한 구원 / 한승태

바람분교장 2020. 6. 17. 14:56

 

나는 노새다

                           _한승태

상상의 동물이 아니다

노새는 암말과 수탕나귀 사이에서 난 튀기다 수말과 암탕나귀 사이에서 나온 새끼는 버새다 노새와 버새는 새끼를 낳지 못하는 불구다 크기는 말만하나 생김새는 당나귀를 닮았다 한때 노동 세계에서 힘깨나 쓰는 것으로 인기였다 몸은 튼튼하고 아무거나 잘 먹고 변덕 심한 주인도 잘 견디어 정신병에 걸리는 일도 없다 말없이 무거운 짐과 외로운 길도 능히 견딘다

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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