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송학동 1 외 / 장석남 본문
강변 살고
장석남
사람들은 모두 강에 가 흘렀다
오래 묵은 상식과 집과 골목을 버리고
가장 깊은 하루를 흘렀다
강변엔 낮달이 걸리고
산 너머 소인이 찍힌 바람이
속속 도착하였다 뿌리가
순결한 나무들이 강심으로 허리를 던지고
자궁을 연 산그림자 사이로
사람들은 굽이굽이 물소리를 풀었다 간혹
피묻은 뉴스들이 자갈처럼 가라앉고
물방울들이 중얼거리며 떠올랐다
모래언덕이 쌀쌀한 햇빛 아래
물은 흘러서 어디에 닿는지 의심치 않고
물소리가 가끔 강 밖으로 나가면 풀잎들은
마른 귀를 적셨다
강변 사는 날 저녁은 귀에
삘기꽃이 자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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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동 1
장석남
계단만으로도 한동네가 되다니
무릎만 남은 삶의
계단 끝마다 베고니아의 붉은 뜰이 위태롭게
뱃고동들을 받아먹고 있다
저 아래는 어디일까 뱃고동이 올라오는 그곳은
어느 황혼이 섭정하는 저녁의 나라일까
무엇인가 막 쳐들어와서
꽉 차서
사는 것이 쓸쓸함의 만조를 이룰 때
무엇인가 빠져나갈 것 많을 듯
가파름만으로도 한생애가 된다는 것에 대해
돌멩이처럼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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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언덕 높거나 많은 동네겟다 송학동은 게단만으로 이루어진 삶들이 모여 사는 그 언덕의 마을은 져녁의 나라겠다. 왠지 쓸쓸한 것들만 모여든 나라같다. 송학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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