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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응/ 문정희

바람분교장 2011. 9. 1. 09:05

“응”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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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의문이기도 하고 긍정이기도 한. 아니 생성이기도 하고 소멸이기도 한, 절묘한 단어입니다. 형태적 의미에서 신화적 의미까지 포괄하는 느낌표 같습니다. 저도 "응"하고 싶습니다.  이 시인의 시집<나는 문이다>가 뿔 출판사에서 나왔을 때, 저는 "나는 뿔이다"라고 되뇌었던 게 엊그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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