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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에 매화를 걸다
조성림
곤줄박이 끝끝내 얼었던 발을 풀며
비어서 눈부신 자작나무를 건너서 맨 먼저
비장한 음색을 나뭇가지에 걸고 있다
그 비장한 틈에 나도
매화가 만개한 족자를 방에 내다걸며
감히 매화를 허투루 받아도 되는 걸까 하고는
매화가 오는 공중을 빈손으로 쓰다듬어 보는데
저 숱한 날개가 번져가도
어느 것 하나 빠뜨리지 않고 챙겨
거두는 공중의 마음을
차마 여백으로 받아내 보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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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히 짜인 피륙을 만져보는 것은 얼마나 부드럽고 감미로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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