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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너를 기다리는 동안

바람분교장 2009. 12. 5. 12:16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 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황지우 시집 <나는 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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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나도 당신을 기다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당신이 아무리 늦어도 당신에게 화 한번 안 냈지요. 왜일까요? 당신 자체가 안타까움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 가슴은 아마도 당신으로 해서 반쯤은 문드러졌을 것입니다. 그런 당신과 결혼하여 이제 세 아이의 아빠고 엄마가 되었지요. 그런 당신에게 난 왜 그리 자주 화를 낼까요? 왜 조금의 참도 기다리지 못할까요. 그건 아마도 나에게 화를 내고 있는 걸 겁니다. 당신은 나기 때문이고요. 오늘 당신이 그리운 것이 아니고 당신을 기다리던 그때의 내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