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벼룩_아뽈리네르 본문
벼룩
벼룩도, 친구도, 애인마저도,
우릴 사랑하는 것들은 어찌 그리 잔인한가!
우리네 모든 피들은 그들을 위해 흐르지
사랑받는다는 것은 불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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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한꺼번에 고통받고 사랑받는 사람은 오랜 시간을 두고 그 고통을 나눠받는다.(황현산)
황현산 선생님은 아뽈리네르를 전공하셨고, 파스칼 피아의 <아뽈리네르>의 번역과 더불어 시집 <알콜>을 번역과 그 연구서인, <얼굴없는 희망>이라는 책을 내신 바 있는 아뽈리네르 전문가이십니다. 캬, 얼굴 없는 희망이라니, 희망은 구체적인 얼굴을 그려내는 것인가? 하여간 황 선생님께서 오랜 동안 고통을 받아오셨는지는 드문드문 뵈어 모르겠지만, 이번에 한꺼번에 고통을 받고 계신 걸로 보아 아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려다, 또 생각해보니 <밤이 선생이다>처럼 그 분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하니, 그분은 아마도 오랜 동안 그 고통을 나눠오신 거 같다. 황 선생님께서 암을 이겨내시고 보란듯이 진도 홍주를 같이 드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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