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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아무것도 아닌 남자 / 박세현

바람분교장 2018. 1. 30. 11:20

시시한 삶을 살고 있다는 인식만으로도 시를 쓰는 시인이 있다. 박세현 시인, 그의 시집 <아무것도 아닌 남자>는 그의 삶과 시 사이에 긴장을 만든다. 보통은 시 내부의 행과 행이거나 연과 연이거나 제목과 내용 간에 긴장이 발생하기 마련이데, 이 시집은 시인의 삶과 시집 혹은 시라는 긴장관계를 가진 독특한 시집이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생각할 건 없고, 그냥 사는 게 다 그런 거잖아. 사는 게 다 시 아니야, 혹은 뭘 그리 심각하게 그러시나, 하는 심각할 것도 심각하지 않을 것도 없는, 혹은 현대문학사의 행간에 사는 듯한 이 시인의 시집 <아무것도 아닌 남자>는 제목이 그러하듯, 아무 것도 아니면서 모두인 그런 시를 보여준다. 

끊임없이 자신을 무화시키는 구도자, 절대적인 것도 하찮은 것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남자가 보여주는 세계, 그렇다고 종교적이거나 선적인 것은 더더구나 아닌 남자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는  시를 산다. 사는 게 시다. 그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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