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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날의 꿈 본문
소중한 날의 꿈
한승태 (시인/학예연구사)
삶을 살아가면서 내가 행복했던 적이 있나? 하고 문득 돌아보는 나이가 되었다. 나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나? 내가 사는 것이 내가 꿈꾸던 삶인가? 아마도 대부분은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그것은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쉽지 않게 때문이다. 그런 꿈을 위해 11년 넘게 애니메이션을 그려온 이들이 있다. 안재훈 ․ 한혜진 부부 감독이다. 아마도 이들은 같은 꿈을 공유하였기에 그나마 덜 힘들지 않았을까! 이렇게 말하는 건 이들에게 부당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한국의 애니메이션계의 현실이 그렇다.
이들의 대단한 꿈이 시작된 춘천에서 지난 여름 이들 부부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제목도 <소중한 날의 꿈>이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시장은 유아용이 아니면 시장이 없다고까지 하는데, 이들은 어쩌자고 청소년 및 어른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단 말인가. 이들은 무슨 배짱으로 11년 외고집으로 영화를 만들어왔을까!
영화를 보기 전 나는 이렇게 오래 매달린 영화가 과연 어떻게 영상의 동일성을 유지하고 이야기가 시대적 감각에 뒤처지진 않을까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와 걱정을 이들은 깨끗하게 날려버렸다. 스토리와 영상에서만 본다면 그들은 홈런을 쳤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랜 기간 작업한 티가 나지 않고 하나의 전체를 보여주었다. 이야기도 매끄럽고 구성도 탄탄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시대의 청소년들의 감수성과 청소년기를 보낸 어른들의 감수성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이들 젊은 부부는 춘천에서 애니메이션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스케치와 아이디어를 메모하며 열정을 키워왔다. 그러다 훌쩍 서울로 올라갔다. 능숙한 동료작업자를 구하기 힘들었고, 최종적으로는 그들의 꿈을 실현시켜줄 제작자본과 기본 생활이 되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그들은 제작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와 다른 스튜디오의 일을 해주며, 밤이면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하얗게 밤을 새며 자신의 꿈을 조금씩 그리며 장편 대작을 만들어왔다.
이 가을 당신도 이들의 열정이 담긴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며 당신의 소중한 꿈을 떠 올려보라. 당신은 꿈을 이루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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