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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영화 이야기

영화 암살

바람분교장 2015. 8. 17. 11:25

어제는 아이들과 최동훈의 <암살>을 보았다 
영화의 장르적 스타일을 두고 문제를 삼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물론 스타일은 감독의 역량과 취향의 문제이지만, 나로서는 <암살>이 스타일 때문에 망치지는 않았다고 본다. 최동훈의 영화 스타일은 마카로니와 닮았다. 스타일은 글에서 문체와 같은 것인데 그 그릇에 무엇을 담던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영화가 끝나고 내내 남아 있는 불편함 때문이 아닐까
그 불편함의 실체는 무언가
영화의 플롯은 복수다. 복수의 플롯은 당한 만큼, 그에 상당하는 복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영화는 그 부분에 약하였다고 생각한다.
그 약한 지점이 바로 현재, 우리의 자화상이기 때문에 영화는 더욱 불편하다
영화는 역사물 같지만 역사물의 형식을 빌린 개인사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일본의 만행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우리는 다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 게 아닌가 한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요즘 세대와 외국인 관객)에게는 저들이 왜 싸우는가?
저들은 왜 강인국과 일본 총독을 죽이려는가? 이런 문제제기에 약하다.
당한만큼의 복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강인국 가정사의 복수가 아닌, 민족의 복수로 치환되어야 하는데, 그게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미덕은 있다. 자못 심각했을 분위기를 유머있는 조연(주연)으로 재치있게 그려냈다든지, 그래서 개인의 캐릭터를 살렸다든지 이런 것은 높이 살만하며, 무엇보다 영화가 궁국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 지금 이 사회가 제대로 된 정의가 실현된 사회인가를 묻게 하는 것에서는 성공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독립군들의 이름이 다시 조명되었고, 지금 친일 부역자들의 나라로 변한 작금의 현실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하였다는 것, 나로서는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제값을 했다고 본다.

 

이 영화는 역사물을 가장한 오락영화다. 그리고 다시 보면서 분석을 해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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