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콜히쿰/ 기욤 아뽈리네에르 본문
콜히쿰
기욤 아뽈리네에르
가을 목장은 독이 들었지만 그러나 아름답다
암소들은 풀을 뜯으며
서서히 중독된다
눈시울과 라일락의 빛깔 콜히쿰이
목장에 피고 당신의 두 눈은 이 꽃을 닮아
그 눈언저리같이 이 가을같이 보랏빛 어리고
내 인생은 그 눈에 서서히 중독된다
아이들이 떠들며 학교에서 돌아온다
배저고리 걸치고 하모니카 불며
아이들은 꺾는다 제 딸의 딸
어머니 같은 꽃 당신의 눈까풀 빛 콜히쿰을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듯 당신의 눈까풀 깜빡이고
목동은 부드럽게 노래하는데
천천히 그리고 울며 암소들은 떠난다
가을 나쁜 꽃 핀 이 목장을 영원히
황현산 역
-----------------------
중독된다는 것은 스스로 모른다. 그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아름다움과 매력, 사실 우리는 매력을 느낄 때 딱히 무엇 때문인지 모르고 끌린다. 그냥 좋은 것이다. 내가 무엇 때문에 매력을 느꼈는지 깨달을 땐 이미 지나간 뒤이다.
'혼잣말 > 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덤에는 / 두목 (0) | 2012.12.03 |
---|---|
양반아 / 이백 (0) | 2012.12.02 |
미개의 시 / 엄승화 (0) | 2012.09.10 |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0) | 2012.08.15 |
멀리 있는 무덤 (멀리 있는 빛)/김영태 (0) | 2012.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