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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서 스토리의 중요성 본문
애니메이션에서 스토리의 중요성
Written by 한승태
- 요즘 문화콘텐츠를 이해하는 코드는 스토리라고 해요..많은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이것을 가장 잘 융합하고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야기라고 하는데..어떻습니까?
본질적으로 모든 서사적 콘텐츠들은, 즉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동화, 소설 등은 독자나 관객들을 집중시키고 붙잡을 긴장을 유발하게 되는데, 그 긴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며, 해결할 것인가에 관객들이 가슴 조이면서 집중하게 되지요. 이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거나, 갈등을 극복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행복감을 느낍니다. 물질적 욕구가 아닌 꿈의 충족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재확인합니다. 그래서 룰프옌센 같은 미래학자는 미래는 스토리 공장, 꿈과 상상력이 산업이 되는 시대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 시각적으로 현실적이지 못한 허구적인 공간이기 때문에..보편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의 필요성이 더욱 클 수밖에 없어요..?
보편적인 스토리라기보다는 왜 이것이 애니메이션으로만 가능한 이야기인가? 그냥 라이브액션영화가 아닌 왜 애니메이션인가를 먼저 고민해야겠지요. 머리 속에는 있지만 실현하기가 어려운 이야기, 그래서 허구적 상상력을 채워줄 이야기거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보편적인 감동이라는 것은 이야기의 주제가 보편적인 것이라는 얘기겠지요.
예를 들어서 오세암의 경우처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같은 것 말입니다. 이는 동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서양에서도 보편적인 주제라는 것입니다. 슈퍼맨이나, 태권V도 마찬가지로 허구적이지만 우리를 지켜줄 것 같은 영웅을 우리는 힘들 때마다 그리워하게 되지요.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지만 꿈에서나마 만족할만한 영웅,
- 그럼, 다양한 콘텐츠 중..특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콘텐츠는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이끄는 캐릭터의 특성은 어떻습니까?
스토리의 구조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의 변화과정을 거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말한 3장 구조, 즉 처음이 있고 가운데가 있으며 끝이 있다는 3단계의 구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스토리 속에서, 특히 애니메이션 캐릭터 매력은 그 시대의 가치에 따라 변하기는 합니다만,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동일시를 할 수 있는 캐릭터와 닮고 싶은 캐릭터가 주로 사랑을 받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는 위크포인트(즉 결점/극복해야 할 성격)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아이들은 늘 잘하고 싶지만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을 하게 되지요. 그래서 스토리 속에서 주인공 중에 자주 실수하지만, 그 실수를 반전으로 이끄는 인물들을 좋아하게 됩니다.
- 미국을 대표하는 만화죠..디즈니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전설이나 동화와 같이 이미 잘 알려진 스토리를 기반으로 삼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이는 다문화의 미국사회와 세계 모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문화권이라도 이미 어린시절부터 읽거나 보아온 이야기는 새로운 문화적 충격을 흡수하고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소위 이것을 문화적 할인율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전략도 너무 자주 보아오다 보니 흥미를 잃게도 합니다. 그래서 이를 다시 비트는 이야기가 나오게 됐는데, 그것이 슈렉과 같은 이야기들이지요. 슈렉에는 기존 동화 속에 주인공이 다수가 등장하지만, 기존 동화에서 추구하던 패턴을 모두 뒤집음으로써 즐거움을 주고 있지요.
- 한국에서 로봇메카물의 효시였던 태권브이도..아직까지 한국적인 정 감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작으로 통하고 있는데..어떻게 보십니 까?
-태권V는 우리나라의 어렵고 힘겨웠던 시절의 영웅이라는 코드가 담겨 있습니다. 태권V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에는 1970년대에 있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우리선수들이 우리의 무술로 선진국의 여러 선수들은 때려눕힘으로써 선진국에 대해 주눅 들어 있던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는 사회적 함의가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태권도가 전국적인 붐을 맞게 되었고요. 자연스럽게 이런 것들이 애니메이션 이야기 속에 담기게 된 겁니다. 여기에는 1973년부터 시작된 모 방송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라디오 방속극의 인기에 힘입은 바도 있고요. 당시 산업화 속에서 기계화되어가던 우리 사회의 이상도 담고 있지요. 우리의 어려움을 구하는 주인공, 당시 그게 우리의 이상이었지요. 이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합니다.
- 전 세계적으로 디즈니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디즈니가 펼쳐놓은 사업 분야와 규모가 주는 영향력은 실로 막강한 걸 보면, 스토리가 비즈니스 산업과도 상관성이 큰 거 같아요..?
디즈니는 세계에서 자신의 상품이 소비되기보다 자신의 이야기가 소비되길 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생쥐에 불과한 캐릭터에 생명을 부여한 것은 단지 움직이기 때문만은 아니지요. 거기에는 사랑하고, 질투하고, 화해하는 인간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살아가는 한 끝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시장도 무궁무진한 셈이지요.
그리고 미키마우스의 캐릭터도 시대의 트랜드가 변해감에 따라 외형도 여러 차래 변화하며 맞춰왔습니다.
- 특히, 디즈니의 만화영화는 소비행위와 영화팬들을 성공적으로 접목시켜 문화시장을 형성한 사례인데..스토리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또 어떤가요?
자신의 추억과 이야기로 (체화)남는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때문에 애니메이션박물관 같은 것도 가능한 것이고요. 이런 이야기콘텐츠는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윈도우효과, OSMU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의 매력적인 이야기는 게임으로, 뮤지컬로, 영화로, 시리즈 드라마로, 음악으로, 다시 만화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 최근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스토리의 구조는 어떤 추세인가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의 부족한 점 중에 하나가 스토리텔링 쪽이라고들 하던데..어떻습니까?
유아용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요. 그래서 시장 다변화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도 좀 더 다양한 소재를 다루었으면 하고요. 장르도 다양하게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보통, 일본이나 미국의 작품들은 원작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먼저 시장에서 테스트베드를 통해 살아남은 것이고, 거기에는 변화하는 시대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보다 철저한 기획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살아있는 유기체 같습니다. 우리가 a는 b다 라고 얘기했을 때처럼 도식화되면 재미는 어느새 사라지거든요. 사람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치관도 변해간다는 걸 이해해야합니다. 그것이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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