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185)
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테트라포드
테트라포드 송승환 머리는 가까이 허리는 더 가까이 사내의 한 손 여인의 허리 뒤엉킨 연인의 정지 자세 하늘을 향해 치키든 여인의 허연 허벅지 하나의 가슴 네 개의 다리 폭풍우 속 해변의 탱고 * Tetrapod. 원뜻은 사지(四肢)동물. 방파제 아래 쌓아둔 콘크리트 블록.
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2008. 8. 11. 21:56
가물거리는 그 흰빛
가물거리는 그 흰빛 이근일 병원 침대에 눕자마자 내 얼굴 위로 흰빛이 쏟아진다 심전도기계 위로 드르륵 종이가 말려 올라오는 동안 나는 내 양 옆구리에서 길게 돋아난 핑크빛 지느러미를 보았다 잠시 심해 속을 유영하는 나를 떠올렸던가, 불현듯 내 안에서 고래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2008. 8. 11. 21:49
유리문 안에서
유리문 안에서 이근화 구체적이고 가혹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소세키의 문을 두드렸다 소세키는 몸이 아팠고 기운이 없었지만 손님에게 차와 방석을 내놓았다 여자들은 울었고 남자들은 화를 냈다 모든 것이 너무 가깝거나 멀었지만 사람들은 둘 이상의 질문을 동시에 했다 ..
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2008. 8. 10. 13:40
우아하게 살고 싶어
우아하게 살고 싶어 이근화 생마늘을 까면서 엄마가 웃는다 발톱 같지 않아? 껍질이 불고 알맹이가 불고 손톱이 불고 불은 손톱은 자르기에도 좋네 오십 포기 김장 후에 찬물에 손을 담그고 있던 엄마는 사라졌다 소금을 넣었는지 설탕을 넣었는지 오늘 저녁 밥상은 불균형과 부조화 속에서 모두들 웃..
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2008. 8. 10.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