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유모차/한승태 본문
유모차
한승태
아가만 필요한 건 아니다
할머니가 끌고 온 계절도 허리를 펴고 싶겠다
핏줄이 당기듯 처음으로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회귀의 자세란 저런 것인가
내세엔 무얼 바라야 고단하지 않을까
저녁이 둥글도록 끌고 온 이 겨울 끝자락
새싹도 온몸을 둥글게 말아야 태어난다
낙엽을 집삼아 검버섯을 먹이 삼아
척추를 곧추세운다
봄의 자세란 저런 것일 게다
시집 <바람분교> 중에서
'시창작 > 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승태 시집_사소한 구원 (0) | 2020.10.17 |
---|---|
한승태 / 운명이다 (0) | 2020.10.17 |
제비꽃/한승태 (0) | 2020.04.13 |
탑골공원/한승태 (0) | 2020.04.13 |
와우/한승태 (0) | 2020.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