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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시집

금낭화/한승태

바람분교장 2020. 4. 13. 10:14

금낭화

한승태

유월 한낮 어린 딸을 데리고
옛 마을의 山寺로 산책 간다

경내 스피커에선 목탁소리 대신
녹음한 부처 말씀만 또랑또랑 흘러나오고
사천왕 대신
개 두 마리 배 내놓고 낮잠 잔다

햇살은 화엄경 마냥 저리 넓어서
설법 위로 떠도는 자벌레가
무량한 햇살의 반죽을 펴놓고 주무른다

무료한 종소리
이 음습한 몸으로 들어와
세상 밖으로 끌고나간다


시집<바람분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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