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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장르를 생각한다. 본문
애니메이션의 장르를 생각한다.
한승태
장르(genre)란 프랑스어로 유형 또는 양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즘 말로 하자면 스타일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 사전적 정의를 보자면 문학, 예술에서의 부문, 종류, 양식, 형(型) 따위에 따른 갈래. 특히 문학에서는 서정, 서사, 극 또는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따위로 나누는 것을 뜻한다, 라고 되어 있다.
장르를 특정 대상에 대한 체계적인 분류로 규정한다면 분류의 대상과 분류의 수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장르라는 용어를 어떤 수준에서 사용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먼저다. 사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소설에 비해 느슨하면서도 복합적인 성격을 띤 경우가 많다. 또한 소설 같은 분야에 비해 구분의 기준도 많고 해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 장르 구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애니메이션의 주제, 배경, 표현방법, 영상길이, 상영 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구 분 |
내 용 |
주제 |
로멘스 & 멜로 / 가족 / 성장 / 코미디 / 느와르 / 스포츠 / 실험 애니 / 전쟁 / 재난/ 공포 등 |
배경 |
무협 / 서부 / 판타지 / 시대극 |
표현방법 |
스릴러 / 액션 / 드라마 / 코미디 |
영상 길이 |
단편 / 장편 / 시지즈 / 극장용 |
상영 등급 |
전체 / 유아용 / 12세 / 15세 / 18세 관람불가(또는 제한 상영) |
그러나 미술, 문학 등의 다른 예술 분야에서의 장르 구분은 명확하고 비교적 고정적인데 반해 영화의 장르는 끊임없이 생겨나고, 파괴되고, 합쳐지는 특징이 있다.
영화의 장르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이야기가 없는, 단순히 움직이는 그림만을 보여주는 것(루미에르 형제의 <기차의 도착> 등)만으로도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나 차츰 영화가 발전해 나가면서 영화에 이야기가 더해지게 되었고 사람들은 영화에서 단순이 움직이는 그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인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이야기가 관객을 끌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대중의 욕구에 맞는 이야기의 생산에 골몰하게 되었다. 따라서 장르는 어떤 이야기를 사람들이 좋아 할까,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영화가 대량생산, 대량 소비되고 애니메이션의 이야기가 개발되면서 일정한 줄거리, 시대배경, 등장인물, 스타일을 가진 영화가 관객들을 많이 끌고 이것이 이익을 보장한다는 확신이 들면서 이와 비슷한 영화들이 많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 또한 자신이 좋아했던 영화와 흡사한 영화를 보면서 실패하지 않고 영화를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형성 된 것이다. 그러니까 관객의 소비성향을 분류해 놓은 것에 다름 아니다. 이렇게 비슷한 이야기들이 애니메이션에 일정한 기간을 두고 반복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애니메이션들을 통칭하는 말이 여러 과정에 의해 생겨났고, 그것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장르는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된 것이다. 실사 영화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애니메이션과 영화 장르의 생성은 철저하게 상업적인 기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초기의 영화연구자들은 장르의 관습 안에서 만드는 영화를 매우 천박하게 여겼다고 한다.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일 뿐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장르와는 반대쪽에 서 있던 작가이론을 주장한 일련의 평론가들이 장르영화 안에서 작가를 발견함으로서 장르영화는 비평적, 이론적으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성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장르는 제작자의 상업적인 이유에 의해서 생성되고, 관객의 선호에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구분을 확실히 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요즘은 한 영화에 여러 가지 장르를 혼합하는 방식이 많이 나타나므로 더욱 장르영화를 구분 짓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애니메이션에서 장르를 살펴보자면, SF(Science Fiction의 약자), 판타지, 공포, 스릴러, 액션, 모험, 코미디, 전쟁, 멜로, 로드무비 등이 있겠다. 앞에 말했다시피 최근에는 이야기가 복잡해지다보니 몇 개의 장르가 결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장르는 형식에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특정한 양식을 보여주기는 한다. 예를 들어 모험물의 경우 주인공이 살고 있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세팅되어야 모험의 출발이 이루어지고 모험의 끝에는 실제 보물이든, 내적 성장이든 무언가 바뀌어서 돌아오는 것을 기본적으로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많은 장르를 개발하고, 다양한 장르가 활발하게 제작되는 곳이 일본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우 애니메이션의 주요 타깃이 아동과 가족이다 보니 특정의 장르가 재활용되는 경향이 강한데 반해,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만화시장과 연계되어 다양한 이야기 소재와 양식들이 제작되고 있고, 특정 장르는 매니아들의 선호에 의한 한정판 OVA 시장도 존재한다.
애니메이션 시장이 건강하다는 것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된다는 것일 것이다. 각자의 장르 영역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시대의 트랜드에 따라 관객들의 기호를 맞출 수 있으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이야기 생산이 위축되는 것도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SF(Science Fiction의 약자)는 우리나라에서 공상과학영화라고 한다. 비교적 명확한 장르인데, 외계인 / 우주 / 시간여행과 같은 현실에서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소재로 어느 정도 과학적 원리나 현상을 가지고 개연성 있게 풀어낸 영화를 말한다. 로봇물의 경우도 넓게는 여기에 포함되지만, 요즘은 별로도 로봇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렇게 분류하면 소재에 따른 것이지만 SF는 분명하다.
판타지 : 현실세계가 아닌 비현실 세계를 다룬 애니메이션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센과 치히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이 있습니다. SF와는 어떻게 구분하냐, 과학을 기반으로 하였는가가 주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 공포 :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영화로 주로 귀신 / 흡혈귀 / 좀비와 같은 초자연적 현상이 소재로 등장한다. <유령신부>,<크리스마스의 악령> 등이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믹이 가미되었지만 <또또와 유령친구들>과 일본의 <요수도시>가 있다.
* 스릴러 : 스릴러를 공포로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차이가 나는 것은 영화의 사건 전개라고 볼 수 있다. 스릴러 영화의 경우 현실에서 나타난 어떤 범죄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굉장히 빨리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루팡 3세>가 있다.
* 액션 : 매우 광범위한 영화 장르 종류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에 액션씬이 얼마나 등장하느냐에 달려있다. 최근 개봉한 베를린 같은 경우 액션씬이 영화의 50%이상을 차지하니 충분히 액션영화로 볼 수 있다. <드레곤볼>, <북두신권> 액션영화의 특징은 대사가 적은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 코미디
웃음과 즐거움이 목적이 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상당부분이 코미디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코미디는 영화 장르 종류에 굉장히 포괄적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비고에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코미디적인 요소가 주된 것이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
* 전쟁
과거 / 현재 / 미래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다룬 영화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실사영화인 <태극기 휘날리며>, <고지전> 같은 것이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 우리나라의 6.25전쟁, 세계대전, 진주만 등 역사적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가 대다수다.
* 멜로/로멘스
로멘스가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일 때 멜로 영화라고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에 멜로적 요소가 있다. 이 역시 영화의 상당수 전개가 멜로적 요소를 살리기 위해 쓰였을 때 이렇게 구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녀 간의 애정문제가 주제가 되곤 한다.
* 로드무비
여행을 하며 여러 가지 사건들을 다루고 이것이 등장인물에게 어떤 식으로던 영향을 주어 변화시키는 영화다.
* 드라마
사실 장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장르로 굳어진 경우다. 드라마란 장르를 굳이 설명드리자면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영화로 보시면 된다. 때로는 소소하고 때로는 비극/희극 적인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굉장히 포괄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모든 영화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있다. 주로 남녀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등 일상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를 특히 드라마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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