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빨간머리 앤 /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 본문
제 목 : 빨간머리 앤
러닝타임 : 100분
감 독 : 다카하다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더불어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의 <빨간머리 앤>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고 잘 알려진 추억의 작품이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 /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노래말만 들어도 30~40대에게는 추억이 절로 떠오른다. 불우한 개인사에도 불구하고 앤은 명랑하고 수다스럽다. 70~80년대 어렵게 살아온 세대에게는 쉽게 감정이입 되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이다. 영화는 명랑쾌활하고 감수성 예민한 앤처럼 수채화풍의 화면으로 우리를 추억 속에 밀어 넣는다.
1970년대 일본에서 명작만화시리즈로 제작이 되었던 50편의 시리즈 중에 1~6화를 재편집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작품으로 앤이 초록지붕에 사는 매튜와 마릴라와 만나고 정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앤은 어렸을 적에 열병으로 부모를 잃었고, 이곳저곳을 입양되어 떠돌다 그마저도 안 되어 고아원 생활을 하다 매튜와 마릴라의 집에 오게 된다. 그것도 환영받으면 온 것이 아니라 남자아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착오로 오게 되었다. 수줍은 매튜는 활기차고 수다스러운 그녀가 좋지만 동생 마릴라는 현실적으로 남자아이의 일손이 필요한 터라 앤은 눈치만 보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우리에게 추억을 잠시 접어두고 깊게 생각해야 하는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입양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앤은 착오로 인해 매튜 남매의 집에 오게 되었고, 계속해서 앤의 운명은 어른들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그러면서 초록지붕에 살고 싶어 하는 앤의 간절함이 주요한 이야기이다. 잘못 왔으니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느니 일손이 모자라니 우리가 데려가겠다는 얘기들이 어린 앤의 앞에서 펼쳐진다. 초록지붕 집에 온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그녀가 이제는 천덕꾸리기 신세가 되고 어른들의 목적성에 물건처럼 취급되는 앤을 보며,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아이들과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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