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봄날이다 본문
나 햇살을 앓고 있다.
어제는 햇살이 너무 좋아 사무실 앞 계단에 쪼그려 앉아
온통 햇살을 받으며 1987를 읽었다.
눈도 침침하고 글씨도 잘 보이지 않던 사무실과는 달리
햇살은 전방위적으로 내게 쏟아져들어왔다
그렇게 1987년이 잘반쯤 내 몸으로 들어왔다
저녁에는 농촌에서 소설을 쓰는 선배,
도시의 모던 걸로 살고 있는 후배와
황사의 목구멍을 씻고 돌아와 책을 펼쳤다
글씨가 겹쳐보이고 눈이 침침하여 볼 수가 없었다
1987학번 나는 1987를 앓고 있다
고열에 삭신이 쑤셔 이 새벽에 일어나
냉수 세 잔 마시고 앉았더니 조금 진정된다
근데 왜 갑자기 산장의 여인이듣고 싶은 것이냐
재생의 길 찾는 내몸이 부르는 것이냐
몸이 아프니 센치해진다
유투브에 찾아봤더니 만다라 웨이브라는 이가
가수 권혜정을 이렇게 소개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EgHIQ2sT6HU
'산장의 여인'을 시작으로 인기 가수 대열에 들어선지 2년 뒤인 1959 년, 그녀의 나이 스물아홉 살에 심장판막증 판명을 받으면서 기구한 운명이 시작된다. 투병 속에 연예 활동을 하던 전성기의 권혜경은 또 다시 후두암까지 선고 받는 등 무려 네 가지나 되는 불치의 병마에 시달린다. 영화 '울지마라 물새야'의 주제곡이자 그녀의또 다른 대표곡인 '물새 우는 해변'은 이제는 고인이 된 작곡가 박춘석씨가 투병 중인 권혜경을 배려해서 호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원곡의 멜로디 일부를 개작(改作)까지 해 건네 준 곡이라고 한다.
가수 권혜경은 스물다섯이 되던 해인 1956 년, 당시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가수 모집에 응시하여 전속가수 3 기생으로 발탁되는데 가수 안다성씨가 그녀의 방송국 입사 동기라고 한다. KBS 전속가수가 된지 얼마 후 발표하는 '산장의 여인'에 이어 KBS 라디오 드라마 '호반에서 그렇게들'의 주제가인 '호반의 벤치' 그리고 1959 년에 개봉된 신상옥 감독의 영화 '동심초'의 주제가 등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예명인 '권혜경'은 본인 스스로 지었으며, 이름에 '벼슬 경(卿)'자를 선택했을 만큼 엘리트 의식 또한 강했다. 실제로 그녀는 그 때까지 가요의 주류를 이루던 트로트 창법과는 다른 클래시컬한 창법으로 50 년대 후반 대중 앞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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