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사이비/한명희 본문
사이비
한명희
이렇게 절실한 말이
또 있을까
사이비
영어도 아니고
일어도 아니고
순우리말을 더욱 아닌
다시 생각해보면
영어같기도 하고
일어같기도 하고
우리말 같기도 한
사이비
가짜인 듯하다 진짜인 듯하고
진짜인 것 같다가 가짜 같기도 한
진짜일까봐 떠날 수 없고
가짜일까봐 더욱 떠날 수 없는
알면서도 속고
몰라서도 속는
사이비
이 안에도 사이비가 있다
우리들 중에 숨어 있는 사이비가 있다
내 안에도 있다
아닌 척 앉아 있는 사이비가 있다
-미네르바 2024년 겨울호 중에서
때가 왔다.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저마다 민주주의를 말하지만 저들이 말하는 민주주의가 정말인가? 진짜인가? 사이비인가? 왜 사람들은 속는가? 시인은 말한다. 그건 우리 안에, 아니 내 안의 사이비가 있기 때문이다. 저들이 민주주의가 진짜이기 위해선 우리 안에, 내 안의 민주주의가 진짜여야 한다고. (한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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