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무당 개구리 / 한승태 본문
내 정서는 이런 촌스러운 것이다. 내 시집에는 이런 촌놈임을 드러내는 것들이 좀 있다. 예전에는 부끄러워하던 촌놈이 이제는 자부심은 아니더라도 부끄럽지는 않다. 세월의 힘이거나 인식의 힘이다.
무당개구리
우물이 하늘을 엿본다
골짜기 하나가
산새들과 너구리 오소리 다람쥐 누렁소나 고라니
휑한 눈 속
다섯 호 화전마을 속내를
일일이 간섭하던 그 무당
첫새벽 그 많던 소원은 다
그녀의 소관
온밤 내 컬컬한 별빛들의 성화로
맵게 반짝이다가
순이가 던진 바가지로
돌이끼에 튀어 오르는 햇살
낮잠을 자다가도
시시콜콜
잔소리를 퍼 담기도 하고
떠도는 안부를 묻기도 하는
집집마다
조왕신까지 돌보는 그 무당
하늘을 엿본 죄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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