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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시집

무당 개구리 / 한승태

바람분교장 2018. 1. 10. 16:21

내 정서는 이런 촌스러운 것이다. 내 시집에는 이런 촌놈임을 드러내는 것들이 좀 있다. 예전에는 부끄러워하던 촌놈이 이제는 자부심은 아니더라도 부끄럽지는 않다. 세월의 힘이거나 인식의 힘이다. 


무당개구리

  

 

우물이 하늘을 엿본다 

골짜기 하나가

산새들과 너구리 오소리 다람쥐 누렁소나 고라니

휑한 눈 속

 

다섯 호 화전마을 속내를

일일이 간섭하던 그 무당

첫새벽 그 많던 소원은 다

그녀의 소관

 

온밤 내 컬컬한 별빛들의 성화로

맵게 반짝이다가

 

순이가 던진 바가지로

돌이끼에 튀어 오르는 햇살

낮잠을 자다가도

시시콜콜 

잔소리를 퍼 담기도 하고

떠도는 안부를 묻기도 하는

집집마다 

조왕신까지 돌보는 그 무당

하늘을 엿본 죄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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