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타이가의 순록에게 본문
타이가의 순록에게
-이근화 시인에게
순록과 나는 여행 중이었다 북위 56∼58°
순록은 타이가의 자작나무 숲을, 나는 내린천을 생각하지 않았다
타이가의 순록은 자작나무 숲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고
나는 순록 없는 시베리아의 자작나무 숲을 알고 있었다
타이가의 순록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순록
자작나무가 많은 시베리아에 사는 순록은 하늘의 가르침을 받고
시베리아의 숲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시베리아의 순록은 내린천을 알지 못하고
내린천으로부터 인사를 전해 듣는다, 안녕 자작나무 숲아!
순록은 시베리아의 자작나무 숲에 대해 말한 적이 없고
나는 그리운 노루나 담비 그리고 순록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분명 시베리아에는 순록이 산다
저는 당신의 시를 보면서 심하게 질투를 느낍니다.
그리고 당신의 얼굴의 미소를 떠올리고 붉어졌던 그 기억이 언제였더라. 사실 그런 건 몰라도 되겠지만 유독 붉었던 당신의 얼굴이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시를 읽으며 가까이 다가오는 이미지와 가까이 잡았다고 생각하면 미끄러져나가는 당신의 매력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한 사람이 한 사물에 관계를 맺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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