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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연구 14 본문
4-4. <홍길동>의 영화적 공간
영화의 공간은 영화 한 편의 영상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나라별, 공간(지구 혹은 우주 등)별, 도시, 전원 등 어느 배경을 선택했을 때 더 적합한 시나리오가 될 것인가? 주인공이 지닌 환경에 따라 캐릭터의 행동과 사고도 달라질 수 있다.
홍길동의 배경은 조선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공간적으로는 한양의 홍 판서 댁에서 시작하여 지방의 엄가진의 고을과 동굴, 험악한 산중과 백운도사의 거처를 거쳐 곱단네 집에 이어 다시 산중 활빈당의 본거지에서 엄거진의 고을과 최종 갈등이 해결되는 한양의 의금부가 그 배경이다.
공간적 배경으로 보면 떠났다 돌아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산위로 상징되는 높은 곳은 배우는 장소이며, 선한 사람들이 도덕적 우월성을 확인하는 곳이고, 세속으로써 엄가진의 고을과 한양은 변혁되어야할 공간으로 그려진다.
4-5. <홍길동>의 갈등관계
이야기는 주인공 홍길동의 내적갈등과 외적갈등에서 오는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사건을 홍길동이 맞닥뜨리게 됨으로써 영화는 진행된다. 평소에는 아무런 문제나 의식이 없었던 것들이 어느 순간 의식화되거나 사건이 발생하는데, 영화에서는 초란의 흉계로 인해 외적갈등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초란이 단순히 홍길동을 홍 판서에게서 떼어내어 죽이려는 음모는 이 영화의 전체적인 사회적 신분질서에 대항하는 인물로 홍길동을 성장시킨다. 따라서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은 큰일로 막연하게 표현되고 있으나, 신분질서를 혁파하고 탐관오리를 징치하여 백성들이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사회적 과제가 왜 그에게 주어졌나? 그는 사회적 신분질서의 직접적인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주인공에게 발생된 변화나 사건에 따른 동기나 계기가 있어야 한다. 이유 없는 행동이나 사건은 리얼리티를 형성하지 못한다. 사건의 원인은 출발부터 합당해야 한다. 그러나 그가 사회적 신분질서의 부당함을 깨닫고는 있었으나 사회를 무력으로라도 변혁시키려는 동기는 스스로에게서 나오기보다는 백운도사의 권유로 보인다던지, 차돌바위가 하던 도적질과 관아를 습격하여 재물을 터는 것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고민이 없다든지, 탐관오리의 개인적인 욕심과 더불어 사회구조적인 권력관계를 드러내는 부분은 매우 미약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린이를 위한 영화였으므로 갈등을 단순화하였고, 홍길동의 모험담을 부각하는 정도의 수준에서 그쳤다고 본다.
결론
우리나라에 장편 애니메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CF를 제작하던 신동헌이 1966년 <홍길동>을 제작하면서부터이다. <홍길동>은 우리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장편으로는 1967년 최초로 개봉한 작품이다. 상영 당시는 흥행에도 크게 성공해 개봉 2주 만에 30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관람하였다.
<홍길동>은 무엇보다 우리의 정체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당시 소년조년일보에 연재되던 신동우의 만화 <풍운아 홍길동>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이야기구조에 있어서는 영웅서사구조에 추구의 플롯이 가미된 작품이며, 우리의 모습을 바탕으로 한 토종 캐릭터가 등장하여, 부당한 사회질서에 맞서 싸우는 영웅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홍길동>은 최초이기 때문에 의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선진국의 도움 없이 자생적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고,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고 고민하여 선진국 어느 작품에도 뒤지지 않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셀이 없어 미군의 항공용 필름을 양잿물로 씻어 사용하고, 전용 포스터 칼라가 없어 일반 포스터 칼라를 사용하는 등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열정 하나로 시행착오를 거쳐 이중촬영기법의 개발, 先녹음 後작화, 풀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제작,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녹음과 애니메이터 인재양성 등 우리 애니메이션의 신기원을 연 작품이 되었다.
참고자료
■ 영화자료
1. 신동헌 감독, <홍길동>, 세기상사 제작, 1967-2008년 5월 복원용 필름
2. 신동헌 감독, 신동철 각색, <홍길동> 녹음대본, 세기상사, 1966.
3. 신동우 화, 한승태 편, <홍길동>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박물관, 2004.
4. 신동헌 감독, <호피와 차돌바위>, 대영동화제작소 제작, 35mm 필름,1967.
5. 신동헌 감독, <CF 애니메이션>, 신동헌 프로덕션 제작, 25/16mm 필름, 1960~1970년대.
■ 도서자료
1. 김정호 저, <영화 따라잡기>, 평민사(서울:2004)
2. 데이비드 하워드․ E. 마블리 저, 심산 역, <시나리오 가이드>, 한겨레신문사 : 서울 1999.
3. 로날드 토비야스 저, 김석만 역, <안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1997.
4. 배주영 저, <디지털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 살림(서울 : 2005)
5. 샤무스 켈헤인 저, 송경희 역, <애니메이션 제작>, 커뮤니케이션북스(서울:2002)
6. 아리스토텔레스 저, 천병희, <시학>, 문예출판사 (서울 : 2002)
7. 한승태 편, <홍길동, 그리운 얼굴>,애니메이션박물관 (춘천: 2004)
8. 허인욱 저, <한국애니메이션 영화사> 신원미디어 (서울:2002)
9. 해롤드 위테이커, 존 할라스 저/ 권창현 역, <애니메이션 타이밍>, 커뮤니케이션북스(서울:2005)
■ 논문 및 기타 자료
1. 김정영, 청강만화박물관 두 번째 기획 전시 리플릿, 2003.
2. 한승태,<15초의 예술-광고애니메이션의 역사>,한국콘텐츠학회지(2006.6)
3. 한승태,<임정규 애니메이션 연구>, 강원대 영화문화학과 석사논문,2007
부록1.
애니메이션 <홍길동> 제작 스텝
제작 스텝
제작 : 우기동
기획 : 조규진
총감독 : 신동헌
구성 : 신동우
촬영 : 박성근
배경 : 박용치
검사 : 신동철
진행 한두성
등장 인물
홍길동 :
차돌바위(홍길동의 의동생)
텁석부리(활빈당 의적)
곱단이(가련한 소녀)
백운도사(길동의 스승)
엄가진(사또, 후에 관군사령)
최골훈(병조판서)
홍판서(홍길동의 아버지)
박기현(최골훈의 참모)
초란(홍판서의 첩)
점쟁이
그 외 다수
애니메이터
구성찬 / 김광덕 / 박희종 / 정욱 / 백홍기 / 김대중 / 이춘산 / 감광신 / 유성웅 / 배영랑 외 다수
칼라리스트
김수아 / 정연범 / 김미라 / 이문희 / 조성희 / 장명희 / 박혜자 / 이성영 / 한남숙 / 안정아 / 백순자 / 이정예 / 박명혜 / 박선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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