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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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바람분교장이 전하는 엽서

수미산

바람분교장 2026. 3. 7. 09:41

수미산 

 

 

 

십이월,

마른 나뭇가지 위에 어미 새가 집을 짓는다

앙상한 바람 사이로

고집멸도의 지푸라기를 얹는다

하루 사흘 그리고 며칠,

바닥에서 퍼드덕거리는 아기 개똥지빠귀

모닥불이 훨훨 타고 있다

훠이 워이,

나지막이 저 먼발치서 들리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겨울 잎새 하나,

와불 와불 굴러다닌다

 

 

홍서연 시집 <당신은 A형 나는 BB형>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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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 수미산이 보인다. 모닥불 속에 누가 소신공양하는가? 나뭇잎도 와불로 눕는다. (한승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