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겨울왕국> 본문
<겨울왕국>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장르:애니메이션
등급:전체 관람가
시간:108분
개봉:1월 16일
서로가 서로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자매 엘사와 안나. 하지만 언니 엘사에게는 하나뿐인 동생에게조차 말 못할 비밀이 있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신비로운 힘이 바로 그것. 나이가 들며 힘은 더욱 커지고, 엘사는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힘이 두려워 왕국을 떠나고 만다.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안나는 언니를 찾아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는 뻔한 스토리다.
<눈의 여왕>의 자매버전이랄까. 뭐 차이가 있다면, 눈의 여왕에서는 겔다의 이웃이며 소꼽친구이자 사랑하는 연인(쪼매한 것들이)이었던 카이가 여왕에게 잡혀가자, 카이를 찾아간다는 거, 그래서 역할이 살짝 바뀌었지만, 그 마법을 푸는 것은 같다는 거, 동생의 희생, 사랑, 뭐 이런 거란 거. 거기에 디즈니가 늘 흥행요소라고 떠벌리는 뮤지컬 요소를 가미한 애니메이션이<겨울왕국>이다. 마지막 부분에 착한 왕자라고 믿었던 잘 생기고 친절했던 왕자가 사실은 배신과 음모의 화신이라는 거, 그 왕자의 배신으로 두 자매가 화해한다는 뭐 그런 약간의 반전이 등장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디즈니 영화다.
전형적인 디즈니 스타일에 성격이 약간 변형된 안타고니스트를 두었다는 정도지만 여전히 디즈니의 보수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영화다. 주인공 안나의 경우 유쾌발랄하고 진취적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착한 남자 주인공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갈구한다는 설정은 디즈니의 보수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 원작으로 보이는 <눈의 여왕>의 겔다처럼 사랑을 찾기위한 진취적인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나름 원작을 재해석하려고 한 것 같으나, 원작에 못 미치는 작품이다. 따라서 디즈니의 한계를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예전 픽사의 페러디도 없다. 정말로 잘 포장된 상품이다. 애니메이션보다 Let it go만 울려퍼진다.
영화전문 최지나 가지의 간단평을 보자면 뭐 자리매김했다. 평하는데, 여러분의 의견은....
21세기에 접어들며 픽사와 드림웍스의 재기발랄한 애니메이션이 등장했고, 공주와 왕자 이야기에 승부수를 걸었던 디즈니는 그들의 그림자에 가려 기나긴 정체성의 혼란기를 맞이했다. < 겨울왕국 > 은 이러한 디즈니의 정체성을 다잡기 위한 확고한 결의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오프닝 애니메이션부터 이러한 결의는 감지된다. 디즈니 초창기의 미키 마우스 애니메이션에 3D 효과를 덧입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편 오프닝은 전통을 계승하고 변화를 수용하겠다는 디즈니의 노선을 굳건하게 말한다. < 겨울왕국 > 은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그러했듯 어린이 관객층에 초점을 맞추고, 공주의 러브스토리와 뮤지컬 방식을 다시금 불러온다. 하지만 영화는 뻔해 보이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결말에 반전을 주며 20세기의 이야기를 21세기가 원하는 메시지로 재해석한다. 전통을 잇고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디즈니의 분투. 어떤 이에게는 여전히 보수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 겨울왕국 > 은 기나긴 사춘기의 종결을 알리는 디즈니의 자리매김으로 적절히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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