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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12일 Facebook 이야기

바람분교장 2013. 12. 12. 23:59
  • 내 등단지인데 좀 부끄럽다.
    news.naver.com  
    ㆍ월간 현대문학 논란 휩싸여ㆍ“문학이 남루한 패션 전락” 원로작가 이제하씨 개탄 원로작가 이제하씨(76·사진)가 월간 ‘현대문학’에서 정치적 이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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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예의 <현대문학> 연재소설 중단문제를 두고 <시사in>에서 기자가 왔길래 경위를 다시 한 번 설명을 했는데 잡지사 측에도 문의를 해봤었던 모양이다. 연재결정을 해놓고 원고가 오자 왜 차단을 했느냐니까 '미래 지향적인 현대소설을 원한다. 정치적인 소재를 피하고 명랑하고 밝고 따뜻한 소설' 뭐 그런 대답을 또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잡지에 싣고 안 싣고는 주간의 재량'임을 강조했다고 했다. 
    책 내달라고 임의로 보낸 원고라면 내용을 검토한 주간이 출판사 사정이나 수지타산을 따져 얼마든지 그럴 수도 있고 또 흔한 관행이기도 하다. 그럴려면 첨부터 승낙도 결정도 말았어야 한다. 이게 뭥미? 하고 보니 '미래 지향적인' 이라는 말이 우선 눈에 띈다. 정치권이나 우국 강연회 같은 데서 자주 비어져나오던 소리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작자도 모르는 1회분 원고를 가지고 미래지향적인 소설이 아니라고 예단을 하고 그러니 밝고 명랑한 현대소설도 못되리라고 미리 속단을 내린 것이다. 
    내로라 하는 국문과 출신 비평가가 국문학자를 소설에 등장시켰다고 '작자가 비비꼬여서' 어쩌고 하는 악평을 한 월평을 읽고 신뢰를 접은 적은 있지만 이런 해괴한 경우는 또 처음이다. 그 비평가는 그 동안 이쪽 소설을 꾸준히 추켜올리던 사람이라 배신감 비슷한 감정까지 느끼면서 관심을 접을 수도 있었지만 이번 일은 완전히 정신 분열자의 수준 같다. 
    '87년 6월항쟁', '박정희 유신' 하는 단어 두 개가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어느 지방도시를 서술하는 대목에서 '친일문제가 또 불거져나왔다' 같은 글귀가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이번 사태가 일어났을까 하는 의문을 떠올리고 보니 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가뜩이나 '공안정치'니 '유신회귀'하는 소리들이 한쪽에서 들려오는 판에 미리 옷들을 홀딱 벗고 이런 추운 날에 바닷가에 엎드려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밝고 건강하지 못한 시나 소설은 절대 쓰지 않겠습니다'라고 읍소 맹세하는 심약한 사이비 시인 작가들의 모습들까지 겹치는 것을 보면 나도 정상적인 정신상태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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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쩜 이렇게 내 고민의 문제를 들춰내나, 술이 문제가 아니다. 여러사람과 대화를 나누겠다는 공동체적 마인드가 희박하다는 게 문제다. 근데 다섯명 이상 모이면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야할지, 어떤 대화를 해야할지 난감한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힘들다. 내 편협한 인간성의 문제다.
    송년회, 술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적 마인드다  
    ●기사보기 : http://www.vop.co.kr/A00000708060.html  
     
    문제는 술과 술자리가 아니다. 술을 많이 먹고 적게 먹고의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모임 자체를 꺼려하는 사람들의 태도다. 모여서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기쁨을 나누는 것 자체를 귀찮아한다. 회사 일에 매몰되고, 개인주의에 파편화되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를 꺼린다. 송년회에 가장 필요한 자세가 부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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