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분교_우리는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11년 11월 03일 맑음 본문
가을의 날들이 막 간다. 댐 안의 구멍처럼, 자꾸 내 허울, 가죽 부대자루에서 뭔가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무엇을 놓친 것인지도 모른다. 불안에 허둥지둥대는 동안, 가을이 간다. 추위가 닥쳐온다. 술 한잔 여유있게 못 마시고 가을이 간다.
책을 잡아도 읽히지 않는다. 정치가 개판이다. 내 삶이 개판이다. 이 분노의 여울을 어찌 다스려야 하나? 두 놈만 팬다고 해결될 일이 아님을 알기에 내장이 썩는다. 더럽게 아름다운 가을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