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16년 3월 7일 오후 06:10
바람분교장
2016. 3. 7. 18:17
외할머니가 아흔아홉에 돌아가셨다.
지난 주 금요일 아침 돌아가셨다고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침 회의를 마치고 가려는데, 화장문제로 일요일 상이 나가기 어려워 발인을 월요일로 하겠으니 빈소를 토요일부터 차리겠다고 오지 말라고 하셨다. 뭔가 아니다 싶었는데, 왠지 불길한 느낌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러는 동안 일요일 작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연락이 왔다. 하루 늦게 발인하면서 일이 어그러졌다. 할머니 입장에서 본다면 기가막힐 노릇일 것이다. 그러나 어쩌냐, 교회장 핑계로 미뤘던 발인 때문에 두 분을 같이 발인하기로 하였으니, 두분 오랜 세월 불편했던 동거가 세상 마지막 하직하는 날까지 함께 하게 되었다. 불행한 일이지만, 장례를 치루는 상주들의 입장에서는 두번 치룰수 없으니 같이하자는 것도 막을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다시 부고를 넣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인간사는 모르는 일이다. 함부로 인간을 안다고도 세상을 안다고도 주둥아리를 놀릴 수 없도록 운명이 가혹하게 몰아치는 것이다. 두 분 저 세싱 가셔서는 서로 자유롭게어디에 억매이지말고 잘 사시라.